존재로 본다는 것은 얼음은 H2O가 아주 가까운 간격으로 뭉쳐 있는 것으로 압니다. 법으로 본다는 것은 얼음은 조건인 기온이 내려가니 우리에게 얼음으로 촉이 된다고 압니다.//효진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멸하면 저것이 멸한다. 此有故彼有 此滅故彼滅"는 것은 소위 연기 공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과 저것은 실과 바늘처럼 함께 있거나 이것이 사라지면 그것이 원인이 되어 저것이 사라는 게 아니다. 이것을 연해 저것이 생기면 저것 안에 이것이 들어가 있는 모양이 된다. 즉 생을 연해 노사가 생긴다고 한면 생과 노사가 함께 있는 게 아니라, 노사 안에 색이 들어가 있는 모양이라는 것이다. 하여 12연기법에 나오는 노사를 멸하거나 또는 무명을 멸하면 나머지 11지가 함께 멸한 게 된다.//효진 효진님께서 '조건인 기온이 내려가니 우리에게 얼음으로 촉이 된다'라는 연기緣起에 대한 비유는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12가지 지분 중에 어느 한 가지라도 멸하면) 나머지 11가지 지분들이 함께 멸한 게 된다.'라는 통찰은 매우 뛰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속상해하며...'라는 제목을 사용한 이유는, 효진님의 위의 비유와 통찰을 그대로 사용하여 이 글을 작성하였기 때문입니다. 연기緣起란 '조건발생'입니다. 조건이 갖추어지면 발생한다는 뜻이지요. 경우에 따라서 그 조건이 하나일 수도 여러 가지 일 수도 있습니다. 심연생心緣生의 주요한 조건들을 예로 들자면, 첫 번째의 조건이 촉觸이고, 두 번째의 조건은 심心입니다. 첫 번째, 촉觸에 대하여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따마 부처님 재세시在世時 당시 아직 아라한에 이르지 못했던 아난 존자의 질문과 고따마 부처님의 답변이 경전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어떻게 여인들을 대처해야 합니까? 아난다여 쳐다보지 말라.' 대반열반경 D16 5.9 즉, 촉觸이라는 첫째 조건이 없다면 심연생心緣生이라는 조건발생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난다가 다시 묻고 있듯이, '쳐다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말을 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대반열반경 D16 5.9 위의 경우처럼, 불가피한 촉觸이라면 어떻게 해야 탐진치貪瞋癡에 휩쓸리지 않을까요? 고따마 부처님의 추상秋霜같은 명령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난다여 사띠를 확립해야 한다.' 대반열반경 D16 5.9 고따마 부처님께서 명命하신 이 사띠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먼저 경을 인용합니다. "이들 다섯 가지 기능(안이비설신)은 마노mano를 의지한다... 마노mano는 무엇을 의지합니까?... 마노mano는 사띠sati를 의지한다... 사띠sati는 무엇을 의지합니까?... 사띠sati는 해탈을 의지한다... 해탈은 무엇을 의지합니까? 해탈은 열반을 의지한다. 고따마시여, 열반은 무엇을 의지합니까? 그대는 질문의 범위를 넘어 버렸다. 그대는 질문의 한계를 잡지 못하였구나(운나바 바라문경 S48:42)." 앞서 말씀드린 촉觸은 마노mano에 관련되어 있음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심연생心緣生의 두 번째 조건인 심心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중생_마음, 즉 세간_마음이 바뀌어, 출세간_심心 또는 도/과로 변했다면 심연생心緣生의 두 번째 조건에 중차대한 변화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효진님의 연기에 대한 비유처럼, 심心을 기온으로 바꾸어 놓고 12_연기의 12가지 지분을 물과 얼음으로 대체하여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기온(마음心)이 영하(세간_마음 또는 중생_심心)일 때는 물(12가지 지분들)이 얼음(효진님은 존재화 라고 표현함)으로 변하지만 기온이 영상(출세간_마음 또는 도과道果_마음)일 때는 얼음이 물로 변할 뿐더러( = 존재화된 12가지 지분이 사라질 뿐더러) 다시는 물이 얼지않습니다( = 다시는 12가지 지분이 존재화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기온(마음心)을 영상(출세간_마음 또는 도과道果_마음)으로 올릴 수 있나요? 그것이 바로, 바른_사띠(해탈에 의존하는 사띠)입니다. (바른_사띠 = 열반을 대상으로 하는 사띠) 열반이라는 대상에 마음을 머물게 함으로써 ( = 열반이라는 대상에 마음을 챙김으로써 <== 각묵스님 스타일), 12가지 지분이 존재화될 때 생기는 탐진치貪瞋癡(고苦로 귀결됨)를 다스릴 수 있다고 위에 인용한 경에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자! 이래도 법法_닦음(4념처 수행)을 통하여, '열반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음'을 성취하여, 세간_마음을 출세간_마음으로 바꾸고 싶은 생각이 일어나지 않나요? 이상以上의 내용은, 이미 2500년 전, 고따마 부처님께서 낱낱이 밝혀놓으신 내용이면서, 이미 효진님 글속의 훌륭한 견해로 드러나 있었던 것들을 단지, 제(수가)가 엮었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을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배우지 못한 자 경 S12:61 심心이라고도 / 찟땅 이띠삐 의意라고도 / 마노 이띠삐 식識이라고 / 윈냐낭 이띠삐 부르는 이것! / 에땅 우짜띠! (뒤에 이어지는 내용은 12_연기임!) (2014.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