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결사모임이 3년의 장도長道에 오른 것을 축하합니다
올려주신 [의문][고백][고민]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제시합니다

도담님의 [의문][고백][고민]은 한마디로 '불교전체'를 아우르는 내용입니다
제대로된 정답은 니까야와 아비담마에서 차근차근 확인해 가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도담님의글
첫번째: [고백] 부처님께서는 감각적 욕망의 폭류를 건너라 하시는데,
우울증에 빠진 사람에게는 오히려 감각적 욕망이 생겨야 삶의 기력을 찾게 된다,
심리적으로 너무 힘든 사람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너무도 멀리 느껴진다.
        [고민] 이럴 때 심리상담가는 어떻게 도와야 하는가?  

<첫번째 수가의견해>
고따마 부처님도 도담님과 동일한 생각을 하시고 계십니다
집성제에서 "그것은 바로 갈애이니, 다시 태어남을 가져오고"라고 적시하셨습니다
'나'라는 인식주체를 재생시키는 동력_에너지는 바로 '욕망'입니다
'갈애 희망 욕망' 이들은,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들입니다

갈애를 끊으면 '나'라는 인식주체는 어떻게 될까?
갈애를 끊으면 '나'라는 인식주체는 죽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인 됩니다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을 보면 몸은 살아 있으나 정신이 죽어 있습니다

갈애를 끊더라도 쓸모없는 인간이 되지않는 방법은 없을까?
고따마 부처님께서는 그 방법을 6단계로써 알려주셨습니다
법들로 해체해서보기>무상고무아 철견>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智 입니다

우울증환자를 치료하는 심리상담가의 입장이라면
당장 죽을지경이 된 분들에게 목숨이라도 부지하도록
'거짓천국'이나 '거짓극락'과 같은 '거짓희망'이라도 필요할지 모르지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갈애의 본질(집성제)과 수행의 6단계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두번째 도담님의글
두번째: [의문] 불자라면 삼세 윤회를 믿어야 하는가?
니까야에 수없이 윤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12연기도 역시 삼세양중인과를 뜻한다 하는데,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눈에 안 보이는 세계에 대해 믿기질 않는다.
윤회를 믿어야 진정한 불자가 아니겠는가.

<두번째 수가의견해>
집성제의  "그것은 바로 갈애이니, 다시 태어남을 가져오고"에 대하여
'이 갈애가 근본원인이 되어 중생들은 끝모를 생사윤회를 거듭한다'라고
각묵스님께서는 말씀하고 계십니다(초기불교산책19 진리란 무엇인가 집성제~참조)
아비담마의 죽음의 마음(쭈띠_��따)과 재생연결식에 관한 내용도 살펴보십시요

윤회를 '믿고/안믿고'는 불자의 진정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불교는, 사도신경에 나오는 '처녀임신과 사체부활을 믿습니다!'라는 식의
황당무계荒唐無稽한 믿음을 불자에게 기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말 그럴까?'라고 의심을 갖는 모습이 좀더 불자다운 모습으로 여겨집니다
불자에게 바라는 믿음이란 스승님의 가르침에 대한 제자로서 지니는 믿음뿐입니다

'나'라는 인식주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고따마 부처님께서는 12연기로써 그 탄생生을 밝히셨습니다
12연기는 무명>행>식>명색>육입>촉>수>애>취>유>생>노사입니다
한눈에 보아도 12연기는 '몸'탄생에 관한 내용이 아닙니다

세번째 도담님의글
세번째: [의문] 불경에 천신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상징적 존재인가,
아니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세번째 수가의견해 >
고따마 부처님께서 '나'라는 인식주체를 꿰뚫어보신 분이십니다 
'나'라는 인식주체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고따마 부처님께서는 오온(색수상행식;구경법들)의 작용이
'나'라는 인식주체의 실체라고 꿰뚫어 밝히셨습니다

천신 인간 축생 아수라 모두가 '나'라는 인식주체들 입니다
축생들 중에는 인간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인식주체들이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천계의 인식주체들도 많습니다

초선이상의 선정에 다다른 분들은 욕계 색계 무색계의 천신으로 태어납니다
힌두교 국가인 인도에는 살아서 걸어다니는 '인간천신'들이 많습니다
선정에 이른 수행자들을, 힌두교도들이 천신으로 대우하기 때문입니다

천신도, 인간인 우리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세상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에도 바쁜 존재들이므로
천신의 세상이외의 다른 존재들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천신들도 갈애로 인한 재생/윤회를 피할수 없기에
고따마 부처님께서 6단계 해탈/열반의 길을 보여주시자 마자
초전법륜경 말미에서처럼 환호로써 반기고 있습니다

네번째 도담님의글
폭류경(S1:1)
"세존이시여, 당신은 어떻게 하여 폭류를 건너셨습니까?"
"도반이여,나는 멈추지않고 모으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류를 건넜노라"

<네번째 수가의견해 >
폭류란 '특정시간에 특정지점을 물이 빠르게 흘러가면서 만드는 양태'입니다
끊임없이 물이 빠르게 들어와서 빠르게 사라져주어야만 '폭류'가 있게 됩니다
'무엇(물)인가 들어와서(생) 사라져야만(멸) 그것(폭류)이 존재'하게 됩니다

감각적욕망의 폭류, 존재의 폭류, 견해의 폭류, 무명의 폭류 라는 네가지 폭류도
'무엇(법)인가 들어와서(생) 사라져야만(멸) 그것(4가지폭류)이 존재'하게 됩니다
네가지 폭류는, 구경법들(담마들)이 '물'을 대신하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고따마 부처님께서는 이같은 폭류로부터 벗어나시어(해탈)
단단한 땅(열반)에 확고하게 머무신 진정한 정등각자이십니다
게다가 언제 누구라도 폭류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6단계 방법을 자세하게 가르쳐주신 삼三계의 대스승님이십니다

고따마 부처님은 기독교 창조주 하나님같은 울트라수퍼맨이 아니십니다
영화제작자가 영화관객의 즐거움을 위하여 울트라수퍼맨을 지어낸 것처럼
하나님 대승부처 대승보살들도 필요에 의해서 지어낸 견해폭류(빤얏띠)일뿐 입니다

고따마 부처님의 주된 관심대상은 폭류를 구성하는 구경법들(담마들)입니다
그러므로 구경법들(담마들)을 궁구하시는 분들만이
고따마 부처님의 진면목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두가지 구경법-꼰단냐의 노래~ 참조)

글을 마치며
니까야 공부모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12명결사가, 한명의 낙오자없이 3년 내내 지속되기를 기원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12명결사'의 공부소식을 초불까페에 알려 주십시요

(20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