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고/무아에 대한 철견'이 해탈열반의 관문이라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철견(徹見;꿰뚫어 봄)'의 의미를 헤아려 보고자 합니다

들어가면서
저에게는 오랫동안 무아無我라는 단어가 영구로 분장한
심형래님께서 눈가리고 외치는 '영구없다!'와 동의어로 들렸습니다
제가 아무리 무아無我, 무아無我! 무아無我? 라고
의정을 일으키려해도 '영구짓'과 동일하게 느껴졌습니다
(내용중에 개그용어가 자주 등장함을 어여삐 보아주소서)

근래에 불교계 일각에서는 현대물리학/입자물리학이론을 바탕으로
무아와 연기를 증명하고자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니까야 초기경전 어디에서도 '물리적_나'를 부정함으로써
무아無我를 말씀하고 계시지는 않습니다

경전에 나오는 무상/고/무아
"비구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질(색色)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무상한 것은 괴로움인가 아니면 즐거움인가?"
"괴로움입니다, 세존이시여."

"무상하고 괴로움이요 변하기 마련인 것은
'이것은 나의 것이다. 이것이 나다.
이것은 나의 자아이다'라고 관찰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느낌은(수受)..인식은(상想)..상카라[行]들은..알음알이(식識)는 항상한가 무상한가?"
(..은 반복의뜻;빨리어 원전에도 동일하게 표기되어있음)

아비담마에 나오는 무상/고/무아
무상이란 5온(색수상행식)이 무상하는 말이다
무슨이유인가 생기고 멸하고 변하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생기고 멸하고 변하는 성질이 무상의 특상이다(아;777)

'무상한 것은 고苦다'라는 말씀때문에 그 5온(색수상행식)이 고다
무슨 이유인가? 계속해서 압박 받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압박받는 형태가 괴로움의 특상이다(아;777)

'괴로운것은 무아다'라는 말씀때문에 그 5온(색수상행식)은 자아가 아니다
무슨 이유인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형태가 무아의 특상이다(아;778)

각묵스님의 글에 나오는 무상/고/무아
초기경에서 제법은 오온, 12처, 18계, 4제, 12연기 등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오온의 무상/고/무아를 초기경에서는
삼특상(三特相 = 법의 세 가지 보편적인 특징, 혹은 성질)으로
부르고 있으며 북방에서는 삼법인으로 부르고 있다

이처럼 법의 보편적인 특징 혹은 성질을 보아서
염오하고 이욕하여 해탈하는 것이 초기경에서 말하는 해탈 혹은 깨달음이다
 
그러므로 견성은 법의 성품 다시 말해서 법의 무상/고/무아의 성품을
보는 것이라고 초기불교적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견성을 견불성으로 말하기도 하고 견법성으로 보기도 한다
(간화선과 위빳사나 게시판 이전글 모음 91-백일법문 간경결제 제4회 논평문~참조)

위의 글들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고따마 부처님의 무상/고/무아에 대한 논리전개는 매우 평이합니다
평이하다고 해서 누구나 해탈열반에 이르면 얼마나 좋을까요
반복해서 읽을수록 부처님 말씀의 깊은 배경을 느끼게 됩니다

아비담마의 무상/고/무아에 대한 내용을 보면 심경이 복잡해집니다
'~라는 말씀때문에 ~다'라는 전개는 '이건 아니잖아'를 떠오르게 합니다
'계속해서 압박받는 형태가~' 그리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형태가~'라는
구절에서는 '멍 때린다'라는 개그용어가 떠오릅니다ㅎㅎㅎㅎ

'법의 보편적인 특징 혹은 성질이 무상/고/무아'이다' 라는
각묵스님의 글에서 비로소 질문의 요지가 정리 됩니다
수행자가 철견해야할 것은 세간에 대한 '무상/고/무아'가 아니라
구경법에 대한 '무상/고/무아'를 뜻합니다

바른 질문이 바른 답을 구한다
법의 보편적인 특징 혹은 성질이 '무상/고/무아'라면
>구경법이 왜 무상無常이어야만 하는가?
>구경법이 왜 고苦이어야만 하는가?
>구경법이 왜 무아無我이어야만 하는가? 를 묻고 또 물어야만 합니다
이렇게 자신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구경법들을 꿰뚫어 보아서
해탈열반에 이르는 '바른 답'을 스스로 '발견'해야 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번지수를 잘못 찾아 헤메듯
>세간의 제諸 현상이 무상無常하고
>세간의 삶이 고苦이고
>세간 존재인 '나'라는 것은 본디 무아無我인 것이다
라고 아무리 꿰뚫어 보아도 '바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해탈열반을 위한 '바른 질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각묵스님께서도 '법의 자상自相을 살펴서 법의 공상共相인 삼법인에 이른다'
라고 여러글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계십니다(상윳따 니까야 제4권 해제~ 참조)
구경법을 통한 삼법인의 철견이 완성되어야만 사성제의 뜻이 바르게 이해됩니다

구경법과 삼법인 그리고 사성제를 낱낱이 밝혀주신 고따마 부처님께 귀의합니다_()_

(20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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